“그 열매를 먹으면 금세 몸에 독이 퍼져 죽을지도 모르는데 왜 위험한 짓을 하겠다는 거지?”
“이봐요, 지금이라도 관둬요! 우린 당신이 죽는 장면을 보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!”
1820년 9월 28일 미국 뉴저지 주의 재판소 앞, 2천여 명의 사람들이 ‘붉은 열매’를 든 로버트 존슨 육군 대령을 향해 웅성거렸다. 존슨 대령이 손에 든 ‘붉은 열매’는 강렬한 냄새와 함께 반지르르한 윤기가 흘렀다. 이 열매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가짓과의 독초 ‘맨드레이크’를 연상시켰다. 따라서 사람들은 이 열매가 마취와 환각작용을 일으키며 먹을 경우 고열이 나 죽게 된다고 믿었다.
그런데 그 독초를 먹겠다고 이 남자가 겁 없이 나선 것이다. 드디어 존슨 대령이 열매를 덥석 베어 문 순간, 비명을 지르며 실신한 여성들이 속출했다. 사람들은 곧 죽게 될 대령을 상상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.
그러나 그들이 상상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. 존슨 대령은 맛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 열매, 즉 토마토를 24kg이나 먹어치웠다. 당시 언론에 ‘토마토를 먹고도 살아남은 남자 존슨 대령’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기도 했다.
그 후 약 200년이 흐른 지금, 토마토는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채소 중 하나가 됐다. 감기 바이러스와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 C가 풍부해 건강 식품으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.
이런 건강 식품인 토마토를 아무런 근거 없이 독이 든 열매로 오해해 식용하기까지 수많은 세월을 흘려 보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.
그런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성경에도 등장한다.
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 ··· 또 떡을 가져 사례하시고 떼어 저희에게 주시며 가라사대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저녁 먹은 후에 잔도 이와 같이 하여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 (누가복음 22:15~20)
나는 하늘로서 내려온 산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나의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로라 하시니라 이러므로 유대인들이 서로 다투어 가로되 이 사람이 어쩌 능히 제 살을 우리에게 주어 먹게 하겠느냐 (요한복음 6:51~52)
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살과 피로 약속된 유월절의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셔야 죄 사함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. 그러나 당시 유대인들은 새 언약의 진리를 알지 못해 “어떻게 제 살을 우리에게 주어 먹게 하겠느냐”며 비난했다. 로마인들 역시 박해를 피해 동굴이나 카타콤에서 유월절을 지키는 초대교회 성도들을 인육을 먹는 사이비 종교집단이라고 핍박했다. 그들에게 유월절 떡과 포도주는 200여 년 전 토마토와 같았다.
당신의 생각은 어떤가. “예수님의 살과 피로 약속된 유월절 떡과 포도주를 먹자”는 말이 위험하고 무모하게 여겨지는가. 그렇다면 안타까운 일이다.


